그녀는 구태여 변명하지 않았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입을 여는 순간, 그와 나누었던 십 년의 금기된 밀애는 이들의 저속한 안줏거리로 전락해 지저분한 얼룩을 남길 터였다.
자신의 무죄라는 사소한 진실보다 소중한 것은, 정혁이라는 예술적 성역을 완벽하게 보존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가면이 벗겨지려는 찰나, 자신의 인생을 제물로 삼아 그를 영원히 고결한 '교주'의 프레임 속에 가두기로 결심했다.
"···내가 했습니다. 내 손으로 그 완벽함을 끝냈습니다."
가면 속에서 흘러나온 고백은 마치 비극의 마지막 막을 알리는 대사처럼 우아했다. 그 고백과 동시에 그녀의 가면은 거칠게 벗겨졌고, 정체가 밝혀진 유명 예술가 J는 어둠 속에서 최후를 맞이했다.
그녀의 자백 덕분에 정혁은 금기를 어긴 배신자가 아닌, 그저 비극을 맞이한 교주로 남을 수 있게 되었다. "예배가 끝나면 다 말하겠다"던 그 약속을 어긴 그가 약간 미울 뿐이었다.
며칠 뒤, 뉴스 속보
"다음 소식입니다. 유명 배우 정혁 씨가 며칠째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자택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된 정 씨의 실종 사건을 두고 팬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경찰은 오늘 오전 한강 가에서 신원 미상의 여성 시신 한 구를 발견했습니다. 사체 곁에는 유명 예술가 J의 미발표작으로 추정되는 그림 한 점이 남겨져 있었으며, 해당 장미 그림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의 실종과 예술가의 사망 사건은 시간이 지나 결국 잊혀졌다.
카드 보유 여부에 따른 분기
닭 가면이 13번 '캐비넷' 또는 28번 '권총' 보유 여부에 따라 선택하세요.
이 사건 이후 닭 가면과 돼지 가면은 홀연히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상 닭 가면 오지환은 입수한 증거를 토대로 형의 행방을 추적했고, 돼지 가면이 군사 기밀 유출자 김진철이라는 사실과 자신의 형이 2년 전 교단에 의해 살해당했음을 알아냈다. 더 이상 교단에 머물 이유가 없어진 그는 형을 죽인 교단에 대한 복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홀연히 잠적했다.
한편 돼지 가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원을 추적당해 구속당했다.
잠적한 닭 가면과 구속당한 돼지 가면, 그리고 뱀의 빈자리는 용 가면 김용환의 개입 아래 새로운 권력자들로 채워졌다. 그렇게 12번째 온전한 예배가 이루어졌고, 용 가면 김용환은 마침내 염원하던 가장 젊은 몸으로 환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과거 있었던 사건처럼 조용히 교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갔다.
닭 가면 오지환은 아직 형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했기에 교단에 남아 수색을 이어갔다.
한편 돼지 가면은 홀연히 잠적했다.
잠적한 돼지 가면과 뱀의 빈자리는 용 가면 김용환의 개입 아래 새로운 권력자들로 채워졌다. 그렇게 12번째 온전한 예배가 이루어졌고, 용 가면 김용환은 마침내 염원하던 가장 젊은 몸으로 환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과거 있었던 사건처럼 조용히 교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갔다.
그가 떠난 후, 참된 예배의 비밀을 모르는 교단은 결국 불신과 탐욕 속에서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