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하게 발버둥 치는 것은 과거 교단을 지배했던 자신의 긍지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 순간 용 가면 김용환의 입가에 기괴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미 뱀 가면이라는 그릇을 잃었기에, 환생의 기회가 사라졌음을 직감했다. 그는 추하게 구걸하는 대신, 주문을 읊어 의식을 강제로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네놈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영원한 혼돈뿐이다."
추하게 발버둥 치는 것은 과거 교단을 지배했던 자신의 긍지가 허락하지 않았다. 그 순간 용 가면 김용환의 입가에 기괴한 미소가 번졌다. 그는 이미 뱀 가면이라는 그릇을 잃었기에, 환생의 기회가 사라졌음을 직감했다. 그는 추하게 구걸하는 대신, 주문을 읊어 의식을 강제로 진행하기로 결심했다.
"네놈들에게 줄 수 있는 건 영원한 혼돈뿐이다."
용 가면 김용환이 주문을 읊조리기 시작하자, 제단 위의 향로에서 검붉은 연기가 폭발하듯 뿜어져 나와 예배실을 가득 메웠다. 거대한 소가 토끼를 짓밟고, 수만 마리의 쥐가 원숭이의 뇌를 갉아먹었다. 호랑이는 닭을 찢어발겼으며, 굶주린 개들이 돼지를 물어뜯는 악몽이 끝없이 반복되었다.
그 지옥도 속에서 예배자들은 감각을, 기억을, 그리고 이성을 잃었다. 용 가면을 포함한 다른 가면들의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 채 뒤집혔다.
하지만 이 광기 어린 환상을 보지 못하는 오직 한 사람, 돼지 가면만은 멀쩡히 서 있었다. 장갑 내부에 새긴 이교의 문양이 신의 저주를 차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환각에 빠져 허공을 허우적거리는 이들 사이를 유유히 가로질러 어둠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음 소식입니다. 경찰은 최근 실종된 기업인 김용환 회장을 포함한 십여 명의 유명인들이 도심 지하의 한 폐쇄된 공간에서 무더기로 발견했습니다. 현장은 마치 기괴한 의식을 치른 듯한 모습이었으며, 발견된 인원 전원은 심각한 정신 착란 증세를 보여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유명 배우 정혁 씨가 살해당한 채 발견된 점에 주목하여, 현장에 있던 이들 사이의 강력 범죄 가능성을 열어두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광기 가득한 사건은 결국 시간이 지나 잊혀졌다.
그렇게 돼지 가면은 원하던 대로 교단에서 벗어났다. 그는 군중 속으로 녹아들어 가며 장갑을 벗어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 그의 손은 이제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등 뒤로 들려오는 뉴스 소리는 더 이상 그와 상관없는 남의 이야기였다.
한때 대한민국의 핵심 권력을 움직이며 역사의 흐름을 예견하던 비밀 교단은 그렇게 이름도 없이 와해되어 차가운 콘크리트 아래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