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ing C-3
닭 가면

빈 약실

닭 가면 오지환

오지환은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 그는 품 안에서 돼지 가면으로부터 입수한 권총(28번 카드)을 뽑아 들고 자신을 둘러싼 이들을 향해 총구를 겨눴다.

"전부 물러서! 움직이는 놈부터 머리에 구멍을 내주겠다."

닭 가면의 위협에 예배실은 순식간에 정적에 휩싸였다. 당황한 가면들이 뒷걸음질 치며 통로를 열어주려는 찰나, 침묵을 지키던 돼지 가면이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왔다.

"그 낡은 총, 슬라이드가 고정된 각도가 미세하게 뒤로 밀려 있네. 약실이 비었다는 소리지."

오지환의 눈동자가 찰나의 순간 흔들렸다. 돼지 가면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오지환의 손목을 꺾고 권총을 낚아챘다. 순식간에 무기를 탈취한 돼지 가면은 비웃음을 흘리며 총을 제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그리고 이거, 원래 내 거야."

무기를 잃은 오지환은 달려드는 가면들에게 거칠게 저항했으나 결국 바닥으로 짓눌렸다. 그리고 곧 머리를 강타하는 둔탁한 충격과 함께 의식을 잃고 지하 깊은 곳으로 끌려갔다.

닭 쫒던 개의 이야기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며칠 뒤, 뉴스 속보

"다음 소식입니다. 유명 배우 정혁 씨의 실종 수사도 난항을 겪는 가운데 A 방송국 보도국장 김용주 씨가 며칠째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편, 오늘 오전 한강 가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시신이 최근 잇따른 실종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입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과 언론인의 실종 그리고 한강 시신 사건은 시간이 지나 결국 잊혀졌다.

돼지 가면은 홀연히 잠적했고, 처형된 닭 가면과 뱀의 빈자리는 곧 새로운 권력자들로 채워졌다. 그 과정에서 용 가면 김용환의 치밀한 개입이 있었으며, 중단되었던 예배는 다시 온전히 진행되었다.

그렇게 12번째 온전한 예배가 이루어졌고, 용 가면 김용환은 마침내 염원하던 가장 젊은 몸으로 환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과거 있었던 사건처럼 조용히 교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갔다.

그가 떠난 후, 참된 예배의 비밀을 모르는 교단은 결국 불신과 탐욕 속에서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