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ding C-2
닭 가면

요원의 정체

닭 가면 오지환

오지환은 자신을 옥죄어오는 상황에서 이 연극을 끝내기로 했다. 호랑이 가면이 그의 가면을 억지로 벗기려 손을 뻗는 순간, 오지환은 만년필형 음성 변조 장치를 끄고 본래의 서늘한 목소리로 일갈했다.

"손 치워. 나는 닭 가면이 아니다."

그는 스스로 가면을 벗어 던졌다. 드러난 얼굴은 날카로운 살기를 머금은 요원의 눈빛을 하고 있었다.

"너희들은 선을 넘었다. 나는 국가 정보 요원..."

당황한 가면들이 웅성거렸지만, 호랑이 가면이 비릿한 웃음을 터뜨리며 앞장섰다.

"과연 국가 정보기관 요원이라. 역시 우리 교단을 무너뜨리러 온 침입자가 있었군. 하지만 요원 선생, 상황 파악이 안 되나 본데? 이곳은 전파가 터지지 않아 법도, 국가도 닿지 않는 우리만의 성역이다."

호랑이 가면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둠 속에서 대기하던 이들이 쏟아져 나와 그에게 달려들었다. 오지환은 민첩하게 저항했으나, 좁은 공간에서 쏟아지는 수십 명의 손길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오지환은 끝까지 살기 어린 눈으로 그들을 노려보았지만, 곧 덮쳐오는 충격과 함께 의식을 잃고 어둠 속으로 끌려갔다.

닭 쫒던 개의 이야기는 그렇게 마무리되었다.

며칠 뒤, 뉴스 속보

"다음 소식입니다. 유명 배우 정혁 씨의 실종 수사도 난항을 겪는 가운데 A 방송국 보도국장 김용주 씨가 며칠째 행방이 묘연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한편, 오늘 오전 한강 가에서 신원 미상의 남성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습니다. 경찰은 해당 시신이 최근 잇따른 실종 사건들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 중입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과 언론인의 실종 그리고 한강 시신 사건은 시간이 지나 결국 잊혀졌다.

처형된 닭 가면과 뱀의 빈자리는 곧 새로운 권력자들로 채워졌다. 그 과정에서 용 가면 김용환의 치밀한 개입이 있었으며, 중단되었던 예배는 다시 온전히 진행되었다.

그렇게 12번째 온전한 예배가 이루어졌고, 용 가면 김용환은 마침내 염원하던 가장 젊은 몸으로 환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과거 있었던 사건처럼 조용히 교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갔다.

그가 떠난 후, 참된 예배의 비밀을 모르는 교단은 결국 불신과 탐욕 속에서 무너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