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은 자신을 변호하지 않기로 했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신분을 밝히는 순간, 형의 마지막 행적을 쫓을 기회는 영원히 사라질 터였다. 자신에 대한 오해라는 사소한 진실보다 소중한 것은, 실종된 형의 행방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배신자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는 가면이 거칠게 벗겨지려는 일촉즉발의 찰나, 차라리 살인 용의자가 되어 이들의 지하 감옥으로 끌려가 훗날을 기약하기로 결심했다.
"그래, 뱀 가면은 내가 죽였다."
가면 내부의 만년필형 음성 변조 장치를 통해 흘러나온 목소리는 죽은 방송국장 김용주의 것처럼 낮고 단호했다. '죽지만 않는다면 어떻게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는 제압당하는 와중에도 장갑 속 은반지에 숨겨진 녹음 장치를 작동시키며 차가운 어둠 속으로 끌려갔다.
한편, 오지환은 기적적으로 생환해 있었다. 지옥 같은 교단의 감옥에서 사투 끝에 빠져나온 그는, 장갑 속에 감춰두었던 은반지 속 녹음 데이터를 복구하며 형이 남긴 마지막 단서를 쫓기 시작했다.
닭 쫒던 개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인과 언론인의 실종은 시간이 지나 결국 잊혀졌다.
탈출한 닭 가면과 뱀의 빈자리는 곧 새로운 권력자들로 채워졌다. 그 과정에서 용 가면 김용환의 치밀한 개입이 있었으며, 중단되었던 예배는 다시 온전히 진행되었다.
그렇게 12번째 온전한 예배가 이루어졌고, 용 가면 김용환은 마침내 염원하던 가장 젊은 몸으로 환생하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는 과거 있었던 사건처럼 조용히 교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갔다.
그가 떠난 후, 참된 예배의 비밀을 모르는 교단은 결국 불신과 탐욕 속에서 무너져 내렸다.